국기원 태권도 시범단, ‘발차기로 지진 피해 위로’

조주연

| 2012-12-28 10:28:34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의 ‘황금빛 발차기’ 문화체육관광부

시사투데이 조주연 기자] 지난 19일 이란에 도착한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 20명이 테헤란(21일), 이스파한(23일), 타브리즈(25일)를 순회하며, 이란 관객 5,000여명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이번 태권도 순회공연은 주이란한국대사관과 국기원, 그리고 이란태권도협회가 올해 한-이란 수교 50주년을 맞아 개최한 것이다.

21일 첫 공연은 이란 테헤란 태권도 하우스에서 열린 24회 파즈르컵 국제태권도오픈 개막 축하행사의 일환으로 2,000여 관중이 모인 가운데 펼쳐졌다. 이번 대회에는 이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7개국 2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해 기량을 겨뤘다. 공연에 앞서 이란 태권도하우스 내 태권도기념관 개관식이 열렸다.

특히 지난 8월 지진 대참사로 300여명 이상이 사망한 타브리즈 지역에서의 공연은 지진 피해자와 유가족을 위로하는 뜻에서 개최지로 선정됐으며, 25일 공연 수익금 전액은 피해자 가족에게 성금으로 기탁, 태권도 공연의 의미를 한층 더했다.

이란이 한국 태권도에 푹 빠졌다. 세 차례 이란 공연에서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18명)의 눈부신 격파와 품새에 감탄과 박수가 쏟아졌다. 한국전통음악을 배경으로 한 공연작 세 편은 각각 서로 다른 드라마인 듯 짜임새 있는 줄거리를 지녔으며, 시범단원들은 태권도 뮤지컬을 공연하는 듯 표정 연기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전체적으로 태권도 라이브 공연을 무대에서 연출한 것처럼 여겨졌다. 여기에 보태 지상을 박차고 올라 하늘로 도약하며 여러 높이의 송판을 손과 발로 잇따라 종이장처럼 찢어버리는 태권도의 ‘내공’ 또한 관객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여러 남성을 추풍낙엽처럼 쓰러뜨린 여성 선수의 힘과 기술, 그리고 기합 소리는 히잡을 쓴 채 체육관 한 켠에 따로이 자리한 이란 여성 관객들의 열정적인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란 태권도의 대부로서 이란 국가대표 태권도 감독을 역임한 강신철 사범은 ‘아리랑’ 곡조에 맞추어 태권도를 ‘신선의 춤’과도 같은 예술적 경지로 승화시킨 ‘춤사위 품새’를 선보여 우리 태권도 문화의 위엄과 격조를 뽐내면서 관객들의 탄성을 한껏 자아냈다.

[ⓒ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