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대 조문제 명예교수, 평생 모은 자료 한글박물관에 쾌척
조주연
| 2012-10-09 10:12:46
시사투데이 조주연 기자] 평생 국어교육을 위해 헌신하고 국어발전에 기여해 온 서울교육대학교 조문제 명예교수(90세, 서울)가 자료 2천여 점을 한글박물관에 기증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9월 27일 제3차 한글박물관 자료수증심의위원회의를 개최해 조문제 교수가 기증한 2,117점의 한글자료를 수증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대국민 기증․기탁운동을 통해 수집된 2,254점의 수증에 뒤이은 것이다.
이번 수증 심의에서 단연 돋보이는 조문제 교수 자료에는,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에서 발행한 ‘조선어급한문’ 교과용 교과서가 전수(全數)에 가까운 양이 들어 있고 대한제국 학부에서 발행한 '보통학교 학도용 국어독본', '보통학교 학도용 수신서', '보통학교 학도용 한문독본'이 8점이나 포함돼 있다. 이외에도 지석영의 '언문'(1909, 광학서포), 게일의 '유몽천자'(1904, 후쿠인)를 비롯해 조선경찰신문사(1928)의 '개명한국어독본', 국민교육연구회(1937)의 '농촌속습조선어독본', 조선방송사(1944)의 '방송교본 초등국어강좌' 등과 같은 계몽 운동 관련 자료가 다수 포함돼 큰 의미를 갖는다.
이 밖에 학습용 희귀 도서는 하나하나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더욱이 이번 자료에는 휘문의숙(1906)의 '신정동국역사', 현채(1908년본 추정)의 '중등만국지지', 군정청 문교부(1946)의 '국사교본'과 같은 역사·지리학 분야의 교과서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이들 자료는 실제 거래되는 상품 가치로 평가하더라도 수억 원에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순한 경제적 가치를 계산하기 이전에 국어교육학계는 보존 상태도 양호하고 사료로서도 높은 가치를 지닌 2천여 점의 교과서 자료가 한곳에 집중됨으로써 일제강점기에서 한국전쟁 전후 시기 국어과 교과서의 역사가 재조명될 수 있을 것으로 크게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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