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생물’ DNA 바코드로 관리
이혜선
| 2012-05-18 10:33:12
시사투데이 이혜선 기자] 우리 자생생물이 유전자 신분증을 통한 과학적 관리를 받게 된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ABS 의정서 발효를 대비해 국가 생물자원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관리를 위해 국립농업과학원,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와 함께 ‘DNA 바코드 연구회’를 조직하고 자생생물의 DNA 바코드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DNA 바코드는 생물이 지니고 있는 유전정보의 일부를 이용해 생물종을 빠르고 정확하게 판독할 수 있는 일종의 유전자 신분증(ID)이다. 생물의 고유한 유전자는 동물의 털이나 살점과 같은 생물체의 일부분이나 말린 한약재와 같이 변형된 상태에서도 추출 후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서 생물종을 판별한다. 이를 통해 불법거래 야생생물 동정 및 생물소재 품질관리, 생태계 모니터링, 검역대상 생물종 검정, 고유종 판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다.
‘DNA 바코드 연구회’는 자생생물의 DNA 바코드 시스템 구축 관계 부처와 학계의 전문가과 함께 DNA 바코드를 이용한 우리 생물자원의 효율적 관리 및 활용 증진을 위해 조직됐다. 현재까지는 각 관계 부처에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업을 개별적으로 추진해 왔으나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아 중복 사업이 실시되는 등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를 위해 국립생물자원관은 현재까지 한반도 자생 야생생물 3만 8천종 중 2,500여종의 DNA 바코드를 확보했다. 수요자가 직접 국가 생물자원의 DNA 바코드 정보를 생물종 동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올해 말 유전정보통합관리시스템(WIGIS)을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작물, 가축, 곤충, 미생물 등의 9,061종 30만 7,973 생물유전자원 개체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의 DNA 바코드 확보와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미생물의 경우 농업미생물은행(KACC)에서 관리하는 6,240종 20,554 균주의 70% 이상에 대한 DNA 바코드 정보를 확보해 이중 일부를 농업유전자원정보센터를 통해 국내외 연구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식품 내 이물로 발생 가능한 곤충의 DNA 바코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고 주로 식품 중 이물로 발견되는 곤충 판별, 가짜식품의 사용원료 진위판별을 위한 동정업무 등의 분야에 DNA 바코드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부처 통합 DNA 바코드 연구회의 발족으로 관계 부처는 물론 학계와도 긴밀히 협력하며 자생생물 DNA 바코드 시스템 구축의 효율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며 “야생생물의 밀수입/반출 관리와 범죄 해결, 식품이물질의 판별, 유용 생물자원 발굴 및 활용 기회 확대 등에 더욱 높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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