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어디까지 갔을까?

전해원

| 2012-05-11 11:05:18

한류 현황과 방향성에 대한 설문조사 실시 문화체육관광부

시사투데이 전해원 기자] 해외에서 한국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드라마, 케이팝(K-pop) 등 이른 바 한류콘텐츠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국내 기업 CEO 중 95%가 한류 ‘덕’을 봤다고 응답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이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국내 거주 유학생, 해외 거주 외국인, 국내 기업 CEO, 등 총 4600명을 대상으로 ‘한류 및 한국이미지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한류가 국가 이미지 및 대외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력이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시아권 유학생 57%, 한국 유학 결정 시 한류 영향 받았다

한류콘텐츠를 지속적이고 직접적으로 접하고 있는 국내 거주 외국인 유학생 950명(중국, 일본, 동남아, 북미, 중남미, 유럽, 오세아니아 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권역에 따른 한류의 온도 차이가 명확히 나타났다. 한국에 오기 전 '한류라는 말을 들어보았냐'는 질문에 '들어보았다'는 응답률이 중국인 유학생이 가장 많았으며(93.5%), 다음으로 일본(91%), 동남아(69.5%), 북미(62.9%), 유럽(46.3%), 중남미(41.7%)순이었다.

'한류가 한국으로의 유학결정에 영향을 주었냐'는 질문에서도 아시아에서 온 유학생의 과반수(51.7%)가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해 평균(42.3%)에 비해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특히 일본인 유학생의 경우 한국 유학을 결정하는 데 있어 '한류의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이 61.5%로 조사됐다.

유학생, 한국 오기 전엔 K-pop, 살아보니 한식이 제일 좋아

한국에 오기 전과 온 이후, 한국문화 중 가장 선호하는 것을 묻는 질문에서는 유학 전에는 K-pop(28.2%)-한식(22.9%)-드라마(20.9%)-전자제품(18.9%)순이었으나 유학 후에는 한식(31.6%)-한글(20.5%)- K-pop(19.4%) -전자 제품(16.2%)순으로 선호가 바뀌었다고 조사됐다. 선호가 바뀐 주요 이유로는 해당 문화에 대한 경험 기회 확대(30.4%), 초고속 인터넷 등 콘텐츠에 대한 높은 접근성(21.5%) 등이 꼽혔다.

한국 대표 이미지, 아시아는 ‘문화한류’ 비아시아는 ‘문화한류와 경제한류’

중국, 일본, 대만, 태국, 미국, 브라질, 프랑스, 영국, 러시아 9개국의 거주 외국인 각 400명씩을 설문조사한 결과, 아시아권 응답자의 경우 한국의 대표 이미지로 드라마와 케이팝을 꼽았다. 반면 미주는 케이팝, 전자제품, 유럽은 북한, 한국전쟁, 전자제품이 각각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유럽의 경우 '한류 파워 인물'을 묻는 질문에서 '모른다'는 대답이 평균 76.1%로 집계돼 아시아권과 비교할 때, 아직까지는 한류의 확산 정도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류, 용어에 대해서는 중립적이라는 의견 높아

'‘한류’라는 용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중립적'이라는 응답이 높아 향후 한류의 진행 형태 및 진출 방법에 따라 한류에 대한 이미지가 좌우될 것임을 시사했다. 한류 용어에 대한 평가는 중립적(49%), 긍정적(36%), 부정적(15%)순으로 집계됐으며, 상대적으로 미주 지역(미국 48%, 브라질 45%)과 태국(69%)에서 한류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높게 나타났다. 한류라는 용어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가장 높은 지역은 일본(33%, 긍정적이라는 답변은 10%에 불과)으로 나타났다.

국내 CEO 95% 한류 ‘덕’ 봤지만 투자는 안 해

한류를 비즈니스에 활용해 본 경험이 있는 제조업, 서비스업, 유통업, 엔터테인먼트업 등 국내 기업체 CEO 100명을 대상으로 '한류 효과와 향후 비즈니스 한류 활용 방안‘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한류가 해외경영활동에 긍정적 효과를 제공했다'는 응답이 95%를 차지했다. '한류가 기업의 전략 수립에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58%로 나타났으며, 주요 전략으로는 ‘한류스타 광고모델’ 활용(36.2%), ‘해외 제품 프로모션 시 한류 활용’(24.1%) 등이 차지했다. 또한 51%의 CEO가 '향후에도 한류를 기업 전략에 활용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류에 직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있어서는 전체의 72%가 미온적인 태도(모름 44%/계획 없음 28%)를 보여, 한류로 인해 긍정적 외부효과를 누리고 있는 타산업군과 한류 기업군 간 협력에 마중물을 붓는 사업이 필요함을 보여줬다.

한류, 앞으로 4년이 중요

'한류의 지속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서는 해외 거주 외국인과 국내 CEO의 약 60%가 '4년 이내에 끝난다'고 응답(유학생의 경우 41%가 5년 내 끝난다고 응답), 한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적신호를 보여줬다. 특히 해외 외국인 중 일본·대만·태국 등 3개국의 경우 '한류가 4년 내에 끝날 것'이라는 응답이 80%에 달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그동안 한류에 대해 지속적, 체계적 조사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향후 정기적인 실태조사 및 경제, 인문 등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 연구를 통한 한류의 외연 확대 및 내실 강화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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