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암 말기 딛고 주민의 손발이 되어 '나눔' 실천해요

박미라

| 2012-02-20 09:06:56

김천수 집배원, 청소년을 위한 나눔재단의 숨은 일꾼‘서담상’수상

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직장암 말기 판정 후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며 제2인생을 사는 집배원 김천수씨(49·정읍칠보우체국·사진)가 청소년을 위한 나눔문화재단이 시상하는 서담상을 수상한다. 서담상은 산간오지, 도서, 농어촌, 특수시설 등 어려운 환경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숨은 일꾼을 찾아 격려해주는 상으로 청소년을 위한 나눔재단에서 2010년부터 시상하고 있다. 시상식은 21일 열린다.

김 집배원이 직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것은 2006년 3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은 그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으나 수술을 받았다. 그 후 암 투병을 하다 ‘웃음으로 암을 물리친다’라는 얘기를 듣고 웃음치료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주민의 손발 역할을 했다.

김 집배원은 “직장암이 독이 된 것이 아니라 도리어 약이 된 거지요. 웃으니까 건강도 좋아지고 무엇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다보니 행복이 뭔지도 알고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습니다.”

그는 주민들을 위해 무거운 짐을 오토바이로 실어다주고 겨울에는 비닐 방풍막, 여름에는 모기장을 설치해준다. 설탕, 간장, 채소 씨앗, 농약, 빵과 음료수, 의약품을 사다주는 것도 그의 몫이다. 매달 노인복지시설도 방문한다. 소외돼 있는 할머니들에게 말벗이 되어주고 청소도 한다. 또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생필품이나 빵, 바나나 같은 먹을거리도 사주고 매월 후원도 하고 있다. 그는 암 투병을 했기 때문에 암 환자들의 속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암 환자 봉사단체에 매달 정기적으로 기부도 하고 있다.

김 집배원의 봉사활동 중에서 특이한 것은 마술 봉사다. 김 집배원은 우편물을 배달하다 경로당, 마을회관을 찾으면 마술의 향연을 펼친다.

김 집배원은 “이제 세상이 달라 보인다. 저는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어요. 주변 사람들 덕분에 저는 세상을 다시 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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