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투데이 추천, 4번 국도와 함께 떠나는 낭만 여행길

홍선화

| 2011-09-15 12:03:24

낙화암 -부여

[시사투데이 홍선화 기자] 4번 국도는 충남 서천 장항읍에서 시작해 부여와 논산, 경북 칠곡, 영천을 지나 경주시 감포읍에 닿는다. 길이는 약 370km. 이 가운데 부여와 서천을 잇는 구간은 유서깊은 백제의 역사 유적을 살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연경관도 아름다워 가족 여행 코스로 손색이 없다.

백제의 마지막 왕도였던 부여의 대표적인 여행지로는 부소산성과 백마강, 궁남지, 정림사지 등을 꼽을 수 있는데, 백제 왕실 이야기가 곳곳에 남아 있는 부소산성을 먼저 돌아본 후 가까운 정림사지와 국립부여박물관, 궁남지 등의 차례로 돌아보면 된다.

부여 서쪽을 반달 모양으로 휘감아 흐르는 백마강을 끼고 선 부소산. 이 부소산의 산등성이에 부소산성이 자리한다. <삼국사기> ‘백제본’기에 사비성 또는 소부리성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성왕 16년인 538년, 웅진에서 사비로 도읍을 옮기며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한다.

둘레가 약 2.2km에 달하는 산성은 걷기에 좋다. 해발 106m의 낮은 산인데다 소나무, 왕벛나무, 갈참나무, 상수리나무가 우거진 울창한 숲사이로 산책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아이들과 노약자도 가벼운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부소산성의 여행은 사비문을 지나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르는 것으로 시작한다. 널찍한 돌을 깐 길을 따라 걸으면 의자왕 때 삼충신인 성충과 흥수, 계백의 영정과 위패를 모신 삼충사가 나온다. 사비문에서 삼충사까지 이르는 길은 소나무가 울창해 산책코스로 손색이 없다.

삼충사를 지나면 백제시대 왕과 귀족들이 계룡산 연천봉에 떠오르는 해를 맞으며 하루를 계획했다는 영일루, 백제시대 곡물을 저장했던 창고인 군창지가 차례로 나타난다. 군창지를 지나면 반월루. 전망 좋은 누각이다.

부여읍내와 구드래 들판, 백마강이 아련하게 내려다 보인다. 반월루에서 낙화암이 가깝다. 낙화암은 부소산성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의자왕과 삼천궁녀’의 애틋한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백제의 삼천궁녀들이 꽃처럼 목숨을 던진 낙화암 바로 앞에는 1929년 세운 정자 백화정이 있다.

백화정에 서면 유유히 흐르는 백마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소나무 가지 너머로 구드래 나루터에서 고란사까지 운행하는 유람선이 미끄러지듯 강을 거슬러 오르는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부여시내에서 부소산성 정문을 통해 성벽을 돌아볼 수도 있지만. 구드레 나루터에서 유람선을 타고 백마강을 거슬려 올라 후문을 통해 고란사 절로 찾아가는 코스도 있다. 나루터 주위에 조각공원이 만들어져 있어 휴식을 취하기에도 좋다. 부소산성 가까이 정림사지 5층석탑이 있다.

백제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물이다. 국보 제9호. 서기 660년 백제가 나당 연합군에게 패망할 때, 사찰은 전소되었는데 다행히 석탑만은 남았다. 현존하는 석탑 중 가장 오래된 탑이며 익산 미륵사지 석탑과 함께 고대 삼국시대 석탑의 원형을 밝혀주는 문화재로 꼽히고 있다.

정림사 5층석탑은 소정방탑으로 알려져 있는데 비문에 대당평백제비(大唐平百濟碑)가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대당나라의 장수 소정방이 백제를 평정했다는 뜻이다.

정림사지를 나와 길을 하나만 건너면 국립부여박물관이다. 백제문화의 진수로 손꼽히는 백제금동대향로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능산리사지에서 발굴된 세기의 보물로 백제 공예품의 절정을 보여준다.

부여를 여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 궁남지다. 궁남지는 ‘궁 남쪽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삼국사기>에 ‘궁궐의 남쪽에 20여 리나 되는 긴 수로를 파 물을 끌어들여 연못을 만들고 주위에 버드나무를 심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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