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부, 이제는 '샾' 같이 못 쓰는 한글 없어요
이호근
| 2010-12-29 09:00:35
[시사투데이 이호근 기자] 앞으로 전자민원 처리 시 ‘샾‘ 등의 글자가 ‘?‘나 ’□'로 표시되어 나오는 문제는 사라질 전망이다. ‘똠‘, ‘먄‘ 같은 글자를 인터넷 게시판에 쓰면 글자가 깨져서 나오는 문제도 해결된다.
행정안전부는 인터넷 민원처리 등 전자정부 서비스가 모든 한글을 표현할 수 있도록 29일 「공공 정보시스템 한글 처리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주요 정부 시스템에 적용하도록 했다.
대부분의 국내 정보시스템은 한글 처리를 위해 1987년도에 정해진 KS표준을 따르는 'EUC-KR' 인코딩 방식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EUC-KR 방식은 초․중․종성의 조합으로 가능한 모든 현대 한글 11,172자 중 2,350자만 표현하기 때문에 나머지 8,822자에 속한 글자를 처리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공공기관의 웹사이트는 90% 이상이 EUC-KR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주소, 상호, 상품명, 귀화자 성명 등 고유명사에 ‘샾’ 과 같은 2,350자 이외의 글자가 쓰이는 경우, 관련 행정업무의 전자적 처리에 많은 불편이 발생했다.
행안부는 앞으로 구축되는 공공 정보시스템은 모든 한글을 표현할 수 있고 다국어 처리가 가능한 ‘UTF-8’ 인코딩 방식을 사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UTF-8 방식은 국제 표준인 유니코드를 사용해 한글 11,172자를 모두 표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본어, 중국어 등 모든 언어의 문자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서비스의 글로벌화에도 유리하다.
현재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유명 글로벌 서비스는 모두 UTF-8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도 UTF-8 방식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등 국내외에서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이다. 다만, 이미 EUC-KR 방식을 사용 중인 시스템의 경우는 소요비용 등의 이유로 UTF-8 방식으로 전환이 어려운 경우 ‘변형 EUC-KR’ 방식으로 우선 조치할 수 있도록 했다. 변형 EUC-KR 방식은 표현 불가능한 특정 글자만 예외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기능적인 제약이 있으나 기존 시스템을 수정하는 데 드는 비용이 UTF-8 방식보다 적다는 장점이 있다.
강성주 행정안전부 정보기반정책관은 “이번 가이드라인을 통해 1987년 이래 23년간 이어져 온 한글 인코딩 문제를 개선해 국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UTF-8 방식의 확산을 촉진하여 IT산업의 선진화 및 글로벌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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