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와 반동의 세계사...<화제의 신간> 역사는 어떻게 진보하고 왜 퇴보하는가
박미라 기자
4724014@daum.net | 2025-10-02 11:42:25
[시사투데이 = 박미라 기자] 라틴어 '레볼베레'(revolvere)에서 유래한 영어 단어 '혁명'(Revolution)은 흥미롭다. 두 가지 반대되는 뜻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뜻은 종종 행성과 항성의 일정한 궤도 운동을 의미한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것처럼 늘 정해져 있는 상태 혹은 물체를 항상 원래 위치로 되돌리려는 일정한 패턴을 의미한다. 두 번째 뜻은 우리가 익히 아는 혁명이다. 사회체제가 무너지는 갑작스러운 변화, 즉 전복(顚覆)을 의미한다.
우연일진 몰라도 혁명이란 단어의 뜻처럼, 실제로 혁명의 역사는 전복과 되돌림이 반복돼 왔다. 예컨대 프랑스 혁명의 불길이 잦아들 무렵에는 왕정이 복고됐다. 러시아 혁명이 끝나고 공산주의가 들어섰지만, 결국 민주주의의 껍질을 입은 '차르'(블라디미르 푸틴)가 다시 등장했다.
미국 언론 CNN의 간판 국제 정세 프로그램 '파리드 자카리아 GPS'의 진행자인 저자는 급진적 변화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고자 하는 반작용인 '백래시'를 수반한다고 진단한다.
그는 400년 역사에 등장한 네덜란드 혁명, 명예혁명, 프랑스혁명, 러시아혁명과 비교적 최근 발생한 세계화·정보·지정학적 혁명 등을 살펴보면서 이런 역사의 법칙을 발견한다. 다만 그 '백래시'가 초래한 세상은 이전의 상태와 완전히 같지는 않다고 주장한다. 혁명은 언제나 역풍을 낳지만, 그 역풍은 역사가 거둔 진보(자유·존엄·자율성 등)를 되돌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부키. 600쪽.
시사투데이 / 박미라 기자 4724014@daum.net
[ⓒ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