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없어 술래잡기도 못 했는데"…군위 거점학교 정책 1년 반만에 성과

이윤지 기자

journalist-lee@daum.net | 2026-01-14 14:39:42

대구교육청, 농촌지역 '규모의 교육'…소규모 학교 학생들, 거점학교 이동 유도
소규모 학교 초·중학교 학생 중 86.7% 거점학교로 전학
대구시교육청이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군위군지역에서 추진하는 거점학교 육성 정책에 따라 거점초등학교로 지정된 군위초등학교에서 14일 겨울방학 캠프가 열리고 있다. 

[시사투데이 = 이윤지 기자] "얼음 땡(술래잡기)도 못할 정도로 학생 수가 적었던 분교에 있을 때와 달리 많은 친구와 이야기하며 공부할 수 있어 학교 오는 것이 기다려져요"

대구시교육청이 학령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2024년 7월부터 군위군 지역에 도입한 거점학교 육성 정책이 1년 반만에 실효를 거두고 있다.

이 정책은 2023년 7월 경북에서 대구로 편입된 군위군 농촌지역 소규모 학교 학생들을 지역 내에 거점이 되는 학교로 전학을 유도, 거점학교를 중심으로 공교육을 강화함으로써 '규모의 교육'을 통해 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이에 따라 당시 군위초등학교와 군위중학교, 군위고등학교를 거점학교로 지정했다.

당시 군위군 내에는 1개 분교를 포함해 8개 초등학교와 5개 중학교, 1개 고등학교가 있었지만 군 내 유일한 고등학교인 군위고와 군위초, 군위중을 제외하면 하나같이 학생 수가 30명도 되지 않는 소규모 학교였고 심지어는 학생 수가 1명에 불과한 곳도 있었다.

학생 수가 너무 적다 보니 다양한 선택 교육 과정과 방과후 학교 운영이 어려운 데다 또래 집단이 없어 사회적·정서적 성장을 위한 교육은 엄두도 낼 수 없었다.

학생 간 상호작용 부족, 교육격차 심화는 갈수록 더해졌고 이로 인한 학생의 외부 유출이 이어지고 소규모화는 더욱 심화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시 교육청은 부교육감을 단장으로 하는 군위거점학교 육성 추진 테스크포스를 구성했다.

대구시교육청이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군위군지역에서 추진하는 거점학교 육성 정책에 따라 거점초등학교로 지정된 군위초등학교에서 14일 겨울방학 캠프가 열리고 있다. 

교육청은 거점학교로 지정한 군위초·중·고에 급식실을 현대화하고 기숙사를 리모델링하는 한편스터디카페를 설치하는 등 교육·생활 여건을 순차적으로 개선하고 도심지역 학생들도 쉽게 받기 힘든 IB(국제바칼로레아) 기반 교육과정도 도입했다.

또 거주지가 거점학교와 멀어 통학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군위교육지원청에 통학지원 전담반을 구성, 학생들이 택시나 셔틀버스로 통학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가운데 일부 학생은 집이 거점학교에서 36㎞ 떨어진 곳에 있어 매일 택시로 45분(편도)을 달려 등하교할 수 있도록 통학택시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학교 2학년 학생 80여명 전원에게는 일본 IB학교 탐방 기회를 주는 등 글로벌체험학습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거점학교 교육의 장점과 혜택이 입소문을 타면서 전학이 잇따르는 등 다양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군위지역 초·중 소규모 학교에 다니던 학생 120명 가운데 86.7%에 해당하는 104명이 거점학교로 옮겨 규모의 교육으로 인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

학생들이 옮겨가면서 학생 수가 적었던 본교 1곳을 포함한 초등학교 4곳이 휴교 중이거나 휴교를 결정했고, 중학교도 본교와 분교가 각각 1곳씩 휴교했다.

이런 가운데 거점 고등학교인 군위고가 2026학년도 입시에서 의·약학계열 합격자 3명이 나오는 등 좋은 성적을 기록하자 학부모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군위초 송원분교에서 군위초등학교로 전학한 5학년 김모군은 "분교에 있을 때는 친구가 적어 술래잡기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오는 3월 1일 자로 부계초 효령분교장에 다니는 자녀를 군위초등학교로 전학시키기로 한 한 학부모는 "통학 거리가 멀어지는 부담은 있었지만, 거점학교 정책과 IB교육 취지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군위교육지원청 김두열 교육장은 "거점학교 정책을 도입한 뒤로 교육을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관점이 크게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농촌지역 학교의 특성상 과거에는 선생님이 한 아이 한 아이를 돌봐주는 기능에 만족했다면 이제는 아이들이 공동체에서 살아가는 매너를 배우고 서로간 생각의 차이점을 배우면서 함께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새로운 학교의 역할에 관심과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교육청은 14일 오전 군위초등학교에서 정책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성과를 소개했다.


시사투데이 / 이윤지 기자 journalist-l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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