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위 권력 '브이 제로'(V0) 김건희, 발목잡은 도이치·명태균·통일교 의혹

박미라 기자

4724014@daum.net | 2025-08-29 12:19:37

주가조작 관여하고 정치브로커 결탁해 공천 영향력 의혹…공직 청탁 있었나
자본시장법 위반·정치자금법 위반·특가법 알선수재 적용…혐의 전면 부인
영장심사 마친 김건희 여사 

[시사투데이 = 박미라 기자] '브이 제로'(V0). 지난 정권 내내 남편 윤석열 전 대통령보다 더 큰 권력자라는 의미로 정·관가에서 '브이 제로'(V0)로 회자된 김건희 여사가 결국 구속 상태로 법정에 서게 됐다.

각종 구설에도 남편의 위세에 편승해 사실상 권력의 정점으로 수사망을 피해 왔으나, 자신의 이름이 걸린 특별검사팀의 칼날은 피하지 못했다.

특검팀이 29일 김 여사를 재판에 넘기면서 적용한 혐의는 자본시장법 위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정치자금법 위반(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 혐의 등 크게 3가지다.

지난 12일 김 여사를 구속할 때의 혐의와 크게 달라지진 않았으나 6차례 이뤄진 김 여사 소환조사와 보완수사를 통해 혐의를 더 탄탄하게 다졌을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법 위반과 관련해 김 여사는 2009∼2012년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김 여사가 '전주'(錢主)로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1차 '작전' 시기 주포에게 16억원이 든 증권계좌를 맡긴 뒤 손실보전금 4천700만원을 받았고, 주식 처분차 이종호 전 대표의 블랙펄인베스트에 또 20억원 상당 계좌를 맡겨 수익 40%를 주기로 합의하는 등의 정황을 볼 때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미리 인지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 여사가 3천800여 차례 통정·이상 거래로 시세 차익 8억1천144만3천596원을 거뒀다는 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당시 특검팀 판단이었다.

김 여사는 국민의힘 공천에도 깊숙이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에게 수억 원 상당의 공표·비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 제공받아 위법하게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것이다.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은 그 대가로 2022년 치러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당시 장제원 비서실장을 통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에게 공천을 지시하는 방식으로 김 여사의 뜻이 관철됐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특검팀은 김 여사가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거쳐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윤모씨로부터 2022년 4∼8월 샤넬 가방, 그라프 목걸이, 천수삼 농축차 등을 수수한 뒤 통일교 측 청탁을 들어줬다고 보고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도 적용했다.

전씨와 '공모 관계'로 규정된 김 여사가 정부의 정책과 예산 등에 청탁과 관련된 사적인 목적으로 개입해 국정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알선수재는 사실상 뇌물 성격이지만 대상자가 민간인일 때 적용된다.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해 금품이나 이익을 수수·요구·약속할 경우 해당한다. 변호사법 위반도 사실상 비슷한 범죄 형태인데, 이 조항은 통상 법조 주변 등 브로커에 적용할 때가 많다. 결국 김 여사가 공직 관련 청탁과 얽혀 있고 거기에 손을 댔느냐가 향후 법정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특검팀은 전씨와 윤씨를 고리로 통일교가 국민의힘과 이어지는 '유착 관계' 의혹에 김 여사가 관여했는지도 수사해왔다.

최근 조사에서 2022년 대선을 앞두고 통일교가 조직적으로 국민의힘을 지원했다는 의혹, 2023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도 특정 인사를 밀었다는 의혹 등에 연루됐는지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6차례 조사 내내 대부분 진술을 거부한 김 여사는 3개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입장이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주가조작 당시 서울대 경영전문석사 과정에 매진하느라 다른 활동을 할 겨를이 없었고, 시세조종에 가담할 정도로 주식 거래에 정통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명씨에게도 여론조사를 요구하거나 지시한 적이 없으며,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할 의지나 권한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공천과 관련해 잦은 연락이 부담스러워 김 전 의원과 관계도 사전에 끊어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전씨와 함께 통일교의 청탁을 받은 '공범'으로 규정한 특검팀에 맞서, 김 여사 측은 애초에 각종 청탁 물품을 전달받지 못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사투데이 / 박미라 기자 472401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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