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청소년 꿈 키워…세곡동 인재육성 ‘든든한 버팀목’
이윤지 기자
journalist-lee@daum.net | 2026-04-03 10:23:59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청소년의 성장에 부모·가정, 학교, 지역사회, 국가(정책) 등 모두의 관심과 지원이 중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바로 그 점에서 지역 청소년들이 올곧게 성장하도록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자처한 이가 있으니 ‘세곡나눔장학회(이하 장학회) 오왕근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오 회장은 “장모님이 살아생전 시각장애인 치료비 후원에 물심양면으로 정성을 쏟으셨고, 2012년 작고하시며 장례를 치르고 나니 3천만 원이 남았다. 때마침 ‘장학회를 맡아줄 수 있느냐’는 제안을 받았고 이는 장학회의 종자돈이 됐다”고 밝혔다.
이런 장학회는 서울 강남구 세곡동 지역 청소년들에게 균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자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기금 마련으로 2012년 설립됐다. 이후 청소년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며, 다양한 지원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실제 오 회장은 장학회의 수장으로 취임하며 가장 먼저 ‘세곡 청소년 공부방’을 열었다. 그리고 공군부대(제15대 특수임무비행단)를 찾아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장병들이 재능기부를 해주면 안 되겠느냐’ 부탁했고, 이를 공군비행단이 흔쾌히 수락하며 오늘날까지 장학회와 궤를 함께 했다.
이에 세곡동에 거주하는 저소득층,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은 공부방에 모여 매주 1회, 2시간씩 우수한 학업 실력을 가진 공군비행단 장병들로부터 수학, 영어 등 1대1 과외를 받는다. 장병들은 학생들의 학습을 정성껏 지도하고 청소년들과 만나 소통하는 ‘화합의 날’도 가진다.
또한 장학회는 대치동에 위치한 유명 대입 컨설팅 업체와 협약을 맺고 고등학교 2~3학년을 대상으로 ‘청소년 진로 컨설팅 사업’도 진행해왔다. 회당 50~100만 원에 달하는 고액 컨설팅을 무료로 제공하며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장학회는 매년 적게는 40명, 많게는 68명의 고등학생(1백만 원)과 대학생(2백만 원)에게 장학금을 지원해왔다. 지난해 기준 총 451명의 청소년에게 5억290만 원의 장학금이 전달됐으며, 2024년 ‘효 장학금’을 신설하고 조손가정에서 학습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은 고등학생을 선정해 추가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도 ‘교육 분야 명사 초청 강연회, 역사 탐방, 안보 탐방, 대학 탐방(서울대학교), 학습교재 지원, 공부방 간식 지원, 고등학교 발전기금 쾌척’ 등 그야말로 끝이 없다.
현재 장학회를 함께 꾸려가는 회원은 약 190명이다. 회원 대부분이 세곡동 주민으로 10년 이상 후원해왔으며, 회비는 각자 사정에 따라 자발적으로 낸다. 그리고 부족한 비용은 오 회장이 사비를 털어 마련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지원해 온 오 회장이지만 결코 대단한 일이 아니라고 손사래 친다. 오히려 “장학회 후원이 스스로에게 기쁨을 주고 내면의 성장을 위한 자양분이 됐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가 지난해 10월, 강남구 개청 50주년을 맞아 ‘제34회 강남구민의 상 구민대상’을 수상한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처럼 공익(公益)을 위한 일에 정진해 온 그의 또 다른 명함은 ‘제일타카(주) 대표이사’다. 서른 살의 나이에 결혼자금 300만 원으로 회사를 설립한 오 회장은 당시 수입에 의존하던 타카의 국산화를 이뤄냈고, 국내 시장 점유율을 90%이상으로 끌어올렸다. 현재 27개국 212개 바이어와 거래중인 회사는 1983년 창립 이래 매년 급성장을 거듭하며 연매출 450억 원(2022년 기준)을 달성했다.
오왕근 회장은 “기업이 받은 사랑을 다시 사회에 환원함은 당연한 도리”라며 “세곡동주민센터 복지팀과 관계자, 공군 제15대 특수임무비행단, 대치동 유명 대입 컨설팅 업체, 지역 주민들과 후원자들이 아니었다면 장학회 운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거듭 감사를 전했다.
이어 “후원자 1천 명이 모여 ‘지역민이 움직이는 장학회’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앞으로도 힘이 닿을 때까지 지역의 인재들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한편, 세곡나눔장학회 오왕근 회장은 고품질 타카 제조와 해외 시장 개척에 헌신하고, ‘세곡 청소년 공부방’ 운영 및 장학사업 활성화를 이끌면서, 지역인재 육성과 나눔·기부문화 확산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6 올해의 신한국인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이윤지 기자 journalist-l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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