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안전 선봉장에게 듣다 Ⅱ] 학교안전공제중앙회 정훈 이사장

전해원 기자

sisahw@daum.net | 2026-06-02 09:41:45

- '사고 없는 학교' 위한 '예방 실천' 저서 <멈추지 않는 열정>으로 이어가다
- "학교폭력 등 학교안전·사회안전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접근해야"
- 사후 보상보다 예방이 훨씬 중요…결국 사고를 줄이는 것이 핵심
학교안전공제중앙회 정훈 이사장의 저서 <멈추지 않는 열정>과 관련해 그의 학교안전 철학을 들어봤다. 

[시사투데이 전해원 기자]  《멈추지 않는 열정》 신간 서평 인터뷰 

1. 책의 도입부에서 국공립대학교 총장 초빙 최종면접을 앞두고 학교안전공제중앙회 이사장직을 선택한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오랜 대학 경력을 뒤로하고 학교안전 분야 공공기관장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된 데에는 어떤 문제의식이 있었습니까? 또 대학 교육자로서의 경험은 학교안전 정책을 바라보는 관점에 어떤 영향을 주었습니까?

A.  대학에서 경찰행정학을 가르치며 학교폭력 등 학교안전과 사회안전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고, 관련 연구도 지속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안전은 사후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고민 속에서 학교안전공제중앙회는 예방과 보상을 함께 수행하며 정책과 현장을 연결할 수 있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게 다가왔고, 보다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자리라고 판단해 이사장직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대학 교육자로서의 경험은 안전을 ‘교육을 통해 형성되는 가치’로 바라보게 했습니다. 결국 안전은 개인의 인식과 행동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정책과 교육이 함께 작동할 때 지속가능한 안전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2. 학교안전은 주로 유·초·중·고를 중심으로 논의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학 안전 영역에서 가장 중요하게 논의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학교안전공제중앙회는 2022년부터 대학안전사고공제사업을 시작해 초기 15개 대학에서 현재 372개 대학으로 확대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대학안전사고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체육대회, 축제 등 다중이 밀집하는 행사에서 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학 안전에서는 이러한 행사에 대한 사전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입니다.

 또한 대학은 유·초·중·고와 달리 성인 학습자와 외국인 학생 비중이 높고, 이와 관련된 사고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어 대상별 특성을 고려한 안전관리와 교육이 필요합니다.

 이에 공제중앙회는 대학 안전관리계획 수립 컨설팅, 상·하반기 담당자 교육, 대학 안전 홍보자료 배포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러한 교육과 지원을 통해 대학 현장의 안전관리 역량을 높이고 있습니다. 결국 대학 안전의 핵심은 단기적인 사고 대응이 아니라, 체계적인 관리와 교육을 통해 안전의식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대학 안전은 별도의 영역이 아니라, 유·초·중·고 단계에서부터 형성된 안전의식이 대학까지 이어지는 연속선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생애주기별로 연계된 안전교육을 통해 대학에서도 안전의식이 지속적으로 강화되어야 합니다.

3. 이사장님께서는 ‘예방 중심의 학교안전’을 위해 현장 중심, 데이터 기반, 글로벌 협력이라는 세 가지 원칙을 강조해 오셨습니다. 현장 중심과 글로벌 협력의 사례는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나는데, ‘데이터 기반’ 학교안전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입니까?

 데이터 기반 학교안전이란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고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예방정책과 교육을 설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공제중앙회는 국가승인통계 작성기관으로서 학교안전사고 통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매년 학교안전사고 통계자료집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교안전 실태조사를 통해 현장의 안전 수준과 위험요인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데이터를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실효성 있는 학교안전사고 예방정책 수립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생안전 자가진단도구(SSA)를 통해 학교별 위험요인을 사전에 점검하고, 학교가 스스로 취약한 부분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VR·메타버스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안전교육 콘텐츠를 개발하여, 데이터 분석 결과를 실제 교육과 체험으로 연결하고 있습니다.

 결국 데이터 기반 학교안전은 사고 이후 대응이 아니라, 데이터를 통해 위험을 미리 예측하고 예방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데 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4. 최근 K-팝, K-드라마, K-푸드에 이어 K-에듀가 한국의 새로운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학교안전공제중앙회도 2024년 세계학교안전 콘퍼런스 및 박람회, 2025년 한·일 학교안전 국제세미나 등을 통해 ‘K-학교안전’의 국제화를 강조해 왔습니다. 한국의 학교안전 모델이 해외에 제시할 수 있는 강점은 무엇이며, 반대로 해외 사례에서 한국이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우리나라는 IT 강국으로서 AI, VR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체험형 안전교육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학생안전체험관과 디지털 기반 교육 콘텐츠를 통해 도서벽지 학교는 물론 재외한국학교까지 안전교육을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은 K-학교안전의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체계적인 안전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해외에도 충분히 제시할 수 있는 모델입니다.

 반면 해외 선진국의 경우, 어릴 때부터 가정과 학교가 함께 준법의식과 자율적인 안전문화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배울 점이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안전을 실천하는 문화가 자리 잡혀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제도와 기술 중심의 교육을 넘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실천되는 안전문화로 확장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5. 책에서 ‘학교안전공단’ 설립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언급하셨습니다. 학교안전공단이 설립된다면 기존 학교안전공제중앙회의 역할과 비교해 어떤 변화와 확장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학교안전공단이 설립된다면, 현재 공제중앙회가 수행하고 있는 보상 중심 기능을 넘어 인명, 시설, 환경 등 학교안전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어린이집 안전까지 포함한 유보통합 영역으로 확장하여, 학교안전 관련 기능을 일원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분산되어 있던 안전관리 체계를 통합하고, 보다 체계적인 정책 추진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학생, 교사, 학부모 등 이용자가 하나의 창구에서 예방과 보상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받을 수 있는 원스톱 체계를 구축할 수 있으며, 행정 효율성 제고와 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결국 학교안전공단은 기존의 사후 대응 중심 기능을 넘어, 예방부터 대응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학교안전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6. 최근 현장체험학습 위축 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4월 30일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교사, 학부모, 전문가 등 각계 의견을 공개적으로 수렴하고 검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학교안전 전문기관의 관점에서 현장체험학습이 안전하게 지속되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정비해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현장체험학습이 안전하게 지속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전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생들이 위험요인을 인지하고 스스로 대응할 수 있는 안전의식을 갖추는 것이 가장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전국 학생안전체험관 등을 활용한 체험 중심 사전교육이 필요합니다. 현재 공제중앙회는 체험 중심의 안전교육 강화를 위해 전국 115개 학생안전체험관 설립·운영 컨설팅, 교육 콘텐츠 개발, 전문강사 양성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사에게 과도한 책임이 전가되지 않도록 면책 제도 정비도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학부모와 교사 간 책임을 균형 있게 분담하고, 교육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울러 공제중앙회는 교원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교원보호공제사업도 함께 추진하고 있으며, 이러한 지원을 통해 교사가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공제중앙회는 안전교육 기회가 부족한 특수학교와 도서벽지 학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안전체험교육을 지원하고 있으며, 학교 구성원 중심의 재난대비훈련과 학생 주도형 안전활동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학생 스스로 위험요인을 발굴하고 개선하는 경험을 통해 자율적인 안전문화 형성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결국 현장체험학습의 안전은 단순한 규제 강화가 아니라, 사전교육과 제도 개선, 그리고 학생 참여 중심의 안전문화가 함께 이루어질 때 지속가능하게 확보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7. 이 책과 기사를 읽을 대학 총장과 보직교수, 학생지원·시설·안전 담당자 등 관련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학교안전은 사후 보상보다 사전 예방이 훨씬 중요합니다. 많은 보상을 한다고 해서 안전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며, 결국 사고를 줄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특히 대학은 교육과 연구뿐 아니라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인 만큼, 안전을 하나의 관리 영역이 아닌 ‘중요한 교육 요소’로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공제중앙회는 300여 개 이상의 대학을 대상으로 상·하반기 안전교육과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으며,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등 대학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안전관리 지원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학의 총장님과 보직교수, 그리고 안전 담당자 여러분께서 안전을 대학 운영의 핵심 요소로 적극 반영해 주시고, 체계적인 안전관리와 교육에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8. 끝으로 이사장님께서 정의하시는 ‘안전한 학교’의 모습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안전한 학교는 ‘사고가 없는 학교’입니다. 하지만 안전은 어느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학교와 교사, 학부모, 학생 모두가 함께 책임의식을 가지고 참여할 때 비로소 실현될 수 있습니다.

 또한 안전은 단순히 사고를 예방하는 것을 넘어, 학생들이 안심하고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위험요소뿐만 아니라, 제도와 관리, 교육 전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의 사각지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단 한 명의 학생도 다치지 않도록 하는 것, 그리고 학교안전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해 나가는 것,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안전한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모두의 참여와 실천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질 때, 비로소 모두가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행복한 학교가 실현될 수 있습니다.


전해원 기자 sisahw@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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