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물가 1.7%↑ 반짝둔화 'SKT 인하 영향'…한은 "9월 다시 2% 수준"

이윤재 기자

sisa_leeyj@naver.com | 2025-09-02 09:32:05

휴대폰료 21% 하락…농축수산물 13개월 만에 최대폭 4.8% 상승
"당분간 2% 내외 오름세 지속 전망"
최악 해킹 사고로 전체 이용자 2천300만여명의 개인 정보를 털린 SK텔레콤(이하 SKT)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역대 최대 과징금 1천348억원을 부과했다.
개인정보위는 지난 27일 전체회의를 열고 개인정보보호 법규를 위반한 SKT에 과징금 1천347억9천100만원과 과태료 960만원을 각각 부과했다고 28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의 한 SKT 직영점. 2025.8.28 [사진제공 연합뉴스]

[시사투데이 = 이윤재 기자]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휴대전화 요금 일시 인하 영향으로 1%대로 둔화했다. 9개월 만에 최저치다.

다만 불볕더위 등의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물가는 13개월 만에 최대 폭 올랐다.

휴대전화 요금 인하가 없었다면 물가는 1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 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45(2020년=100)로 1년 전보다 1.7% 올랐다.

지난해 11월(1.5%) 이후 최소 폭 상승이다. 7월(2.1%)에서 0.4%포인트(p) 떨어졌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올해 1월부터 2%대에 머물다가 지난 5월 1.9%로 하락했으나, 6∼7월엔 도로 2%로 올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는 휴대전화료가 1년 전보다 21.0% 떨어진 영향이 크다.


휴대전화료는 코로나19 당시 전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이 있던 2020년 10월(-21.6%) 이후 가장 크게 내렸다.

SK텔레콤[017670]은 해킹 사태로 대규모 가입자 이탈이 벌어지자 8월 한 달간 2천만명이 넘는 전체 가입자의 통신 요금을 50% 감면했다.

이에 따라 휴대전화료를 포함한 공공서비스 요금은 1년 전보다 3.6%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42%p 떨어뜨렸다. 공공서비스 하락률은 2020년 10월(-6.0%) 이후 최대 폭이다.

통신요금이 전달과 같았다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였을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지난해 7월(2.6%)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을 것이라는 의미다.

이에 따라 7월 2.3% 올랐던 서비스 물가는 8월 1.3% 상승에 머물렀다.

반면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4.8% 뛰면서 8월 소비자물가를 크게 끌어 올렸다. 지난해 7월(5.5%)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 폭 상승이다. 이는 전체 물가를 0.37%p 높이는 효과를 냈다.

수산물(7.5%), 축산물(7.1%), 농산물(2.7%)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수산물은 2023년 2월(8.2%) 이후 2년6개월 만에 최대 폭 상승을 기록했다. 축산물도 2022년 6월(9.5%) 이후 최고 상승률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폭이 큰 품목은 찹쌀(45.6%), 복숭아(28.5%), 고등어(13.6%), 쌀(11.0%), 돼지고기(9.4%), 국산쇠고기(6.6%) 등이었다.

국산쇠고기는 2022년 1월(7.6%)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뛰었다. 돼지고기도 2022년 7월(9.5%) 이후 3년 1개월 만에 가장 크게 상승했다.

전달과 비교하면 파프리카(52.1%), 배추(51.6%), 시금치(50.7%), 토마토(35.9%) 등에서 상승 폭이 컸다.

통계청 이두원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곡물은 작년 생산량, 재고량 감소로 상승했고, 채소는 최근 폭염 등 영향으로 출하량 줄어들었다"며 "수산물은 재고량 감소, 축산물은 도축마리수 감소가 각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7월부터 풀린 소비쿠폰의 축산물가 상승 영향에 관해선 "수요가 더 늘어난 부분이 있다"며 "다만 공급 측면에서도 돼지·소고기 도축마릿수 감소, 돼지고기 수입량 감소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공식품은 1년 전보다 4.2% 올라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김치(15.5%), 커피(14.6%) 등에서 상승 폭이 컸다.

이두원 심의관은 "일부 품목에서 세일이 끝난 영향으로 전월(4.1%)보다 상승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1.3% 상승했다. 전월(2.0%)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1.5%였다. 역시 전달(2.5%)보다 크게 낮아졌다.

생활물가지수 가운데 '식품'은 3.9% 상승했지만, '식품 이외'는 0.1% 하락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2일 "9월 물가상승률은 일시적 하락 요인이 사라지면서 2%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부총재보는 이날 오전 한은에서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고 8월 소비자물가가 1%대 상승률을 나타낸 것은 일시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8월 소비자물가는 집중호우와 폭염 등에 따른 농축수산물 가격의 큰 폭 상승에도, 당초 예상대로 통신 요금 일시 할인으로 오름폭이 7월(2.1%)보다 0.4%포인트(p)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에도 낮은 수요압력, 국제유가 안정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2% 내외의 오름세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시사투데이 / 이윤재 기자 sisa_leey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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