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투데이 이지연 기자] 꽃피는 모습이 등잔대를 닮아 이름 지어진 희귀식물 ‘등대시호’의 최적의 서식지로 설악산국립공원 고지대 일부 지역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희귀식물 등대시호의 서식지를 최신 유전자 분석기법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등대시호는 설악산, 소백산, 속리산, 덕유산 등 국립공원 백두대간 고지대에만 드물게 분포하는 북방계성 미나리과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기후변화에 취약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위기종(EN)으로 지정한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이다.

공단 연구진은 ‘국립공원 핵심유전자원 보전 연구’ 사업 중 하나로 2019년부터 최근까지 설악산, 소백산, 속리산, 덕유산, 석병산(강릉) 5개 지역에서 등대시호 116개체를 확보한 후 유전자를 분석했다.

이 결과, 총 7개의 유전자형을 확인했는데 설악산 5개, 석병산 1개, 소백산·속리산·덕유산이 공유하는 1개를 포함해 등대시호 유전자형 지도를 완성했다.

등대시호의 유전자 다양성은 설악산 중청봉이 가장 높아 최적의 서식지로 확인됐다. 최남단 서식지인 덕유산은 유전자 다양성이 가장 낮아 기후변화에 취약한 곳으로 나타났다.

공단은 유전자 다양성이 가장 높은 설악산에서 등대시호가 우선 보호될 수 있도록 서식지 현황과 개체수 변동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예정이다.

등대시호는 지역별, 집단별로 고유한 유전자형을 갖고 있어, 가급적 복원 시 고유한 유전자형 개체를 동일하게 활용해야 한다. 유전자 다양성이 낮은 덕유산의 경우 이 지역 등대시호의 보전을 위해 종자 확보와 복원기술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승운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생물 다양성의 3대 요소인 유전자 다양성, 종다양성, 생태계 다양성의 가장 기본이 되는 유전자 다양성을 활용해 국립공원 내 등대시호 핵심 서식지를 과학적으로 보전할 계획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