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투데이 홍선화 기자] 지난해 노인보호전문기관이 가정 내 노인학대로 판정한 1,883건 중 수사 의뢰나 고발한 사례는 고작 10건(0.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노인학대 행위자에 대한 고발 기준을 마련하고 현장조사를 신속히 하도록 하는 내용의 '노인학대 대응체계 실효성 강화방안'을 마련해 보건복지부에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노인복지법 상 노인학대 행위가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가 아닌데도 노인보호전문기관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는 경우에만 고발하도록 하는 지침을 적용하고 있다.

권익위의 실태조사 결과 노인보호전문기관이 지난해 가정 내 학대로 판정한 1,883건 중 수사 의뢰나 고발 조치한 사례는 10건(0.5%)에 불과했다.

또한 수사 의뢰 또는 고발조치를 하지 않은 사례를 보면 1년에서 5년 이상 장기간 학대가 이루어진 경우도 다수 있었다. 자녀가 5년 이상 수시로 피해 노인을 발로 차거나 주먹으로 때리는 등 상해를 입힌 경우, 배우자가 피해 노인을 집안에 감금하고 꼬챙이나 칼 등으로 찌른 경우 등이다. 

복지부 고시에는 노인 학대 신고 접수 시 늦어도 48시간 내 현장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지난해 발생한 시설 내 노인학대 사건의 38.9%는 72시간을 초과해 현장 조사에 들어갔다. 이 사건들의 평균 소요 기간은 8.4일 걸렸다. 

이에 권익위는 노인학대에 대한 수사 의뢰와 고발 기준을 강화하고 신속한 현장 조사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복지부에 권고했다. 또한 노인학대 범죄자의 취업제한 대상기관을 보완하고 노인시설 평가 시 노인학대 여부를 반영하도록 했다. 

권익위 양종삼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이번 제도개선으로 관계 기관이 보다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해 노인학대가 더 이상 가정 내 문제로 방치되는 일이 없기를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