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석(鄭晩錫)


대권주자 김민수 http://blog.naver.com/msk7613


1830년 6월 11일 묘소 도감 도제조 정만석(鄭晩錫)이 아뢰기를 "묘소(墓所)로 봉표(封標)한 곳의 형지(形止)를 간심(看審)한 데 대해서는 이미 장계(狀啓)한 가운데 진달하였습니다. 그러나 대체로 그 다섯 곳의 옛 날 무덤이 아래와 위로 왼편도 아니고 오른편도 아니게 마치 일관(一串)되게 서로 이어져 있으며 마른 뼈가 모두 노출되어 더럽기가 낭자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정결하지 못한 곳에다 결단코 막중하고 막대하며 반드시 정성을 들여야 하고 반드시 신중을 기해야 하는 지위를 의용(擬用)할 수 없습니다. 국가의 대사(大事)를 이렇게 그르친 것은 신 등이 잘 거행하지 못한 죄가 아님이 없으니 황송하여 몸둘 바를 모르겠으며, 공손히 중벌을 기다리겠습니다. 하오나 현재의 도리로는 단연코 당장 간산(看山)하는 일행을 빨리 출발시켜 길지(吉地)를 다시 가리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비록 하교를 삼가 받들기는 하겠습니다만 이미 더러운 흔적을 보았으니 의의(擬議)하기 어려움이 있으며, 다른 곳을 간심(看審)하러 보내는 것도 아마 그만둘 수 없을 듯합니다.삼가 하교대로 신이 의당 여러 당상관을 인솔하여 묘소(墓所)로 나가겠습니다만 끝내 정결한 곳이 아닌데 지중(至重)한 일을 결정하여 그 곳을 사용하는 것은 실로 신자(臣子)의 마음으로 감히 드러낼 바가 아닙니다."하였다.

9월 25일 우의정 정만석(鄭晩錫)이 아뢰기를 "세상의 도의가 날마다 내려가 인심(人心)이 함닉(陷溺)되어 변괴(變怪)가 있지 않은 바가 없었으며, 근일(近日)에 김노경(金魯敬)의 일이 또 출현하였습니다. 춘추(春秋)에는 반역에 대한 처벌이 엄중하였고 한(漢) 법에는 부도(不道)에 대한 형률이 무거웠습니다. 홍문관의 신하들이 이미 상소하여 논하였고 대각(臺閣)의 여러 사람들이 또 발계(發啓)를 하였으니 이는 바로 한 세대의 공의(公議)가 있는 바이며, 곁에서 들은 지 이미 여러 날에 이르렀고 상하(上下)가 서로 버티는데 단지 예비(例批)를 내려 그치게 하였으니 신 등이 여기에서 어찌 겁을 내어 웅성거리며 끝까지 잠자코 말을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가 세족(世族)의 집안 출신으로 국가의 두터운 은혜를 받아 자신이 과거 급제를 훔친 뒤에 안팎의 화직(華職)과 현직(顯職)을 두루 거치면서 남의 일을 떠맡아 분변하였으며 몇 년 안에 공경(公卿)의 지위에 불안하게 이르렀는데도 탐욕스러운 성격이 만족할 줄을 스스로 알지 못하여 세상에서 지목(指目)하는 바가 된 지 오래되었습니다. 그리고 질서(姪婿)에게 붙어 세력을 팔았으며 권간(權奸)에게 붙좇아 아첨을 바쳤는데 이는 모두 이미 공거문(公車文)과 장독(章牘)에서 드러났지만 오히려 별것 아닌 일과 잗단 사고에 붙여버렸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생사(生死)를 마음대로 할 수 없어 마음을 억제하면서 사환(仕宦)을 하였다고 말한 것은 그 화심(禍心)을 감싸고 감추었으므로 단안(斷案)이 이미 이루어졌으며, 기묘년 사이의 흉측한 말에 이르러서는 또한 무엇을 위하여 발설하였겠습니까? 명문(名門)을 간선(揀選)하여 이에 대례(大禮)를 정하자 온 나라의 신민(臣民)들이 모두 경축하며 즐거워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혼자서 불만을 품고 그 무엄(無嚴)함을 멋대로 하기를 이와 같이 심하게 하였으니 역적 권유(權裕)는 바로 고금(古今)에도 없었던 극악(極惡)과 대대(大憝)이기에 사람들이 지금까지 머리털이 곤두서고 담(膽)이 흔들리는데, 어찌 천하에 두 사람의 정여입(鄭汝立)과 같은 역적이 있을 줄을 헤아렸겠습니까? 그의 부범(負犯)을 논한다면 지금까지 숨을 쉬면서 편안하고 태연하게 있으니 그 국가에 형정(刑政)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어제 삼가 삼사(三司)의 합사(合辭)에 대한 비답을 보니 당연히 처분을 내리겠다는 하교가 있었으니 빨리 그 청(請)을 따라 왕법을 쾌히 펴도록 하며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조금이라도 씻게 하소서.

그리고 윤상도(尹尙度)에 이르러서는 단지 한 시골 구석의 낮고 한미(寒微)한 부류일 뿐입니다. 신 등이 어떻게 필설(筆舌)을 더럽힐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그가 스스로 지위를 벗어나 다른 사람을 논한다고 핑계를 대면서 감히 문장을 구사하는 즈음에 숨기기도 하고 비치기도 하고 말을 해나가기도 하면서 발설하지 못한 것이 있었는데, 가리키는 의도가 섬뜩하고 나무라는 말이 흉측하였으며 저절로 속임과 핍박을 범(犯)하기를 돌보거나 꺼리는 바가 없었으니 이는 진실로 하늘과 땅 사이에서 용납하기 어려운 죄이며 지시하고 시킨 사람이 틀림없이 있을 것이기에 국문하고 조사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그런데 처분은 아직 가벼운 형전(刑典)을 따르니 아무리 하늘과 땅이 본래 저절로 살리기를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나라 사람들이 모두들 죽여야 가하다고 말하는데야 어쩌겠습니까? 신 등이 충정과 분노의 격동하는 바가 되어 끝내 안주(按住)할 수 없어 이에 연명(聯名)으로 주달하며 성토하기를 청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전하께서는 과단성 있는 정치를 행하고 또한 양사(兩司)의 청을 따르시어 쾌히 전형(典刑)을 바로잡으소서."하였다.


1832년 5월 13일 판부사(判府事) 정만석(鄭晩錫) 등이 아뢰기를 "어제 복온 공주의 성복일에 친히 공주의 집 주제(主第)에 납시겠다는 하교를 받자왔으나 신 등의 구구한 소망은 실로 성명(成命)을 거두시는 데에 있습니다. 끝없이 자애로우신 정으로 지극히 절통한 슬픔을 당하셨으니 성상의 심정이 차마 억제하지 못하시리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또 공주의 상에 성복한 뒤에는 친히 공주의 집에 납시는 일은 예전(禮典)에도 실려 있습니다. 그러나 신 등은 예전에 실려 있는 글은 이 번 일과는 현저한 차이가 있다고 여깁니다. 초상이 본방(本房)에서 있었고 밖에서 상례가 치러진다면 지극한 정리로 보아 의당 상가에 납시어 슬픔을 쏟는 절차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예문(禮文)이 그와 같았던 것이나 이 번에는 대내에서 이미 임곡(臨哭)하셨으니 정리상으로나 예문상으로 흠결이 없다 하겠습니다. 또 요사이 일기가 불순하고 낮 기온은 매우 덥습니다. 이럴 때에 수고롭게 거동하신 것부터가 이미 대성인(大聖人)이 체후를 조절하시고 건강을 돌보심에 어긋나는 일인데, 더구나 납시어 친히 보실 즈음 눈에 뜨이는 족족 슬픔이 더하여 결연히 내키는 대로 하시다가 옥체에 손상을 입으실 염려마저 있으니 어찌 만만 민망하고 절박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성명을 거두시어 뭇 신하들의 정성에 보답하소서."하였다.

7월 21일 판부사(判府事) 정만석(鄭晩錫) 등이 아뢰기를 "이 궁궐은 우리 영묘(英廟)께서 오래 임어(臨御)하시던 처소입니다. 고령(高齡)에 이르기까지 사람을 진작시키신 교화가 백성들에게 미쳐 감대(感戴)하고 흠송(欽誦)함이 지금까지도 잊지 못해 하는 절실함이 있었습니다. 지금 전하께서 이 곳에 임어하셨으니 성상의 마음에 순(舜)이 얼마나 요(堯)를 사모하였는지 국그릇을 대해도 요의 얼굴이 떠 있고, 담장을 쳐다보아도 요의 얼굴이 거기에 나타났다고 하는 갱장(羹墻)의 사모함이 더욱 깊어지시고 계술(繼述)하려는 생각이 더욱 간절하시리라고 믿습니다. 영묘의 성덕(聖德)과 신공(神功)은 사기(史記)에 이루 다 기록할 수 없을 지경이옵니다마는 그 치평(治平)의 대본(大本)을 말한다면 대질(大耋)의 연세에도 안일(安逸)을 억제하고 학문에 힘쓰신 노력이 마치 과정(課程)을 정해 놓으신 듯하셔서 새벽이면 일어나시고 해가 기울어도 수라를 드실 생각을 아니하셨습니다. 비록 이미 다스려지고 안정된 뒤에 있어서도 매양 간위(艱危)를 잊지 않으시고 한마음이 근간하여 항상 미치지 못한 것처럼 하였습니다. 검약하고 절용(節用)하여 민력(民力)을 펼 수 있도록 하셨고 황극(皇極)을 세우고 복록을 모아 간곡하게 세신(世臣)을 보호하셨으며, 공심(公心)을 북돋고 사심(私心)을 억제하여 기강을 진작시키고 풍속을 면려하시는 등, 부지런히 치도(治道)를 자방(諮訪)하심이 50년을 하루같이 하여 그 은택은 두루 미치고 성취되지 아니한 것이 없었으니 우리 동방에 오늘날이 있게 된 것은 모두 성조(聖祖)께서 내려 주신 은덕이라 하겠습니다. 오늘날 전하께서 본받고 조술(祖述)하실 바는 진실로 여기에 있으므로, 신 등이 감히 이 일로 말씀을 올리옵니다.

신 등이 어제 연로(輦路)에서 세손(世孫)의 용태(容態)를 뵈오니 용장(龍章)·봉질(鳳質)이 연래에 더욱 두드러지셨습니다. 비록 어린 나이이시지만 무게 있고 위엄 있는 의도(儀度)는 엄연(儼然)하기가 마치 천성(天性)인 듯하였으니 비단 신 등만이 고개를 늘이고 손을 모아 서로 기쁜 마음으로 소곤거렸을 뿐만이 아니라, 골목길의 부녀자들이나 하인배까지도 모두 뛸 듯이 기뻐하는 빛이 있었으니 구구(區區)한 하정(下情)은 언어나 형용으로 아뢰지 못할 바가 있었습니다. 예질(睿質)이 이토록 숙성하셨으니 강학(講學)도 적시에 하는 것이 더욱 소중한 일입니다. 대내(大內)에서 배우고 계신 책이 어떤 책인지 알지는 못하오나 외부(外傅)에게 나가서 배우는 것과 같이 전일(專一)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또 어릴 때부터 친히 학사(學士)와 대부(大夫)를 접견하시고 날마다 과정이 있어 공부가 지혜와 함께 자란다면 자연히 몸에 배어 계발(啓發)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니 지금이 가장 중요한 때인만큼 놓쳐서는 안됩니다. 지금은 더위가 한창 성하니 비록 개강(開講)할 때는 아니라 하더라도 서늘한 기운이 조금만 돌면 주연(胄筵)을 열어 어려서부터 가르치는 방편을 다하게 하소서. 한(漢) 신하 가의(賈誼)의 말에 이르기를 ‘삼대(三代)의 유도(有道)한 임금의 장점은 어려서부터 배운 데에 있었다.’고 하였는데, 주부자(朱夫子)가 ‘근본을 아는 논의이다.’라고 허여 하였으니 전하께서는 유념하소서."하였다.


1833년 4월 11일 판부사 정만석(鄭晩錫)은 말하기를 "충문공 김조순(金祖淳)은 일찍이 선대왕의 특별한 지우를 입었고 임금과 신하 사이의 부합됨이 밝게 화합하여 흉금을 털어놓고 생각한 바를 임금께 아뢰기에 힘써 뒷 일을 부탁하는 중임을 받기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더욱 정성을 다하는 의리에 힘써 30년 동안 임금을 보호하고 나라를 경륜하여 국세를 태산 반석 위에 올려 놓았고 충성되고 곧은 마음은 더욱 견고하여 훈공이 성하게 드러났습니다. 그가 밝게 빛낸 것은 선왕조의 뜻하신 일이고 지켜온 것은 선왕조의 권병이었으니 동덕(同德)의 신하로서 추배(追配)하는 것은 진실로 공의에 화합합니다."하였다.

7월 19일 영부사(領府事) 정만석(鄭晩錫)은 말하기를 "황후의 부고를 전하는 칙사를 맞이하고 보낼 때의 복색은 비록 무진년(戊辰年)의 전례가 있다고 하더라도 선조(先朝) 기미년(己未年)에 황제의 부고를 전하는 칙사가 왔을 적에 그 맞이하고 보낼 때의 복색은 특별한 교지로 인하여 참작하여 정하였고, 경진년(庚辰年)까지 그 예(例)를 준수하였습니다. 상사(喪事)에는 크고 작은 것이 있고 예법에도 또한 높이고 낮추는 것이 있습니다. 지금 이 부고를 전하는 칙사를 맞이하고 보낼 때의 복색은 기미년과 경진년보다 더 높일 수 없음을 살펴야 할 것입니다. 또 관소(館所)에 동가(動駕)할 때에 흑원령포(黑圓領袍)를 착용하는 것은 비록 예제(禮制)에 이끌어 댈 만한 것이 없더라도 이미 길복을 입는 절차가 없은즉 또한 후한 것을 따르는 의리에도 부합되는 것입니다. 모두 묘당의 계청에 의하여 시행함이 아마도 사의(事宜)에 합당할 것입니다."하였다.


1834년 5월 11일 판중추부사 정만석(鄭晩錫)이 졸(卒)하였다. 하교하기를 "이 대신은 나라를 향하여 충근(忠勤)했고 몸가짐이 청엄(淸嚴)했는데, 근고(近古)에 찾아볼 때 실로 많이 얻을 수 없다. 그리고 지금 국사(國事)에 어려움이 많아 바로 노성(老成)에게 힘입어 유지(維持)하였는데, 연일(連日) 우려되는 즈음에 마침내 그가 영원히 떠났다는 단자(單子)를 보니 허전하고 슬퍼서 마음을 가눌 수 없다. 졸한 판부사 정만석 상사(喪事)의 성복(成服)하는 날에 승지를 보내어 치제(致祭)하고 제반 의절을 해 조(曹)로 하여금 예(例)에 의하여 거행하며, 녹봉(菉俸)은 3년간 실어보내도록 하고 사손(嗣孫)은 복을 벗기를 기다려 조용(調用)하라."하였다. 그런데 곧바로 본가(本家)에서 유언이라고 하여 예장(禮葬)을 사양하자 장례의 비용 5백 냥과 무영 및 마포(麻布) 각 5동(同)을 수송(輸送)할 것을 명하였다. 정만석은 온양(溫陽) 사람인데, 지사(知事) 정기안(鄭基安)의 아들이다. 한소(寒素)한 집안에서 발신(發身)하여 이사(吏事)로서 드러났는데, 정근(精勤)하고 종밀(綜密)하며 모든 일에 힘써 게으르지 않았다. 또 봉공(奉公)에 성실하고 율신(律身)에 청렴하였으며, 암행 어사와 도백을 거치면서 여러 번 훌륭한 치적이 드러났는데, 당시에 재력(材力)이 있어 일을 맡길 만한 신하로 그보다 뛰어난 이가 드물었다. 그리고 호조와 선혜청의 재부(財賦)의 직(職)을 맡음에 이르러서는 명성이 전보다 조금 떨어졌으며, 그가 정승에 제수되었을 때에는 모두 번세(煩細)하여 대체(大體)를 잃었다고 기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