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격서(昭格署),일월성신(日月星晨)에 초제(醮祭)지내는 소격전(昭格殿)




대권주자 김민수 http://blog.naver.com/msk7613




1400년 12월 18일 정종이 경연(經筵)에 나아가니 좌산기(左散騎) 이복(李復)이 비로소 입시(入侍)하였다. 지경연사(知經筵事) 성석인(成石璘)이 대학연의(大學衍義)를 진강하였다. 정종이 말하기를 “인군은 천재(天災)·지괴(地怪)가 이르면 곧 기양(祈禳)을 베푸는데 의리에 어떠한가?”하니 경연관이 말하기를 “복은 오고 재앙은 물러가라고 비는 기양(祈禳)은 폐할 수 없습니다.”하였다. 정종이 말하기를 “내가 들으니 ‘사람의 일이 아래에서 바르게 되면 하늘 기운이 위에서 순하여진다.’하니 사람의 일이 순하지 못한 것이 있으면 하늘 기운이 또한 따라서 불순할 것이다.”하고 정종이 또 묻기를 “도교(道敎)의 일월성신(日月星晨)에게 제사지내는 소격전(昭格殿)에서 별에 제사하는 일은 영이(靈異)한 것이 여러 번 나타났으니 소홀히 할 수 없다. 그 나머지 사신(邪神)을 섬기고 제사지내는 음사(淫祀)는 없애는 것이 어떠한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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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연관들이 대답하기를 “천자(天子)· 여러 후(侯)·경(卿)· 대부(大夫)·사(士)·서인(庶人)이 각각 제사하는 신(神)이 있으니 천자는 천지(天地)에 제사하고 여러 후(侯)는 산천(山川)에 제사하는 것인데 지금 우리 나라 풍속에 비록 서인(庶人)이라도 또한 모두 산천에 제사하니 예로서는 마땅히 금하여야 합니다.”하였다. 정종이 말하기를 “지금 풍속이 귀신을 숭상하여 모두 생각하기를 ‘신(神)의 음조(陰助)가 아니면 편안히 살 수 없다.’고 여기는데 만일 금령(禁令)을 내리면 백성이 기쁘게 복종하지 않고 도리어 원망을 할 것이다.”하였다. 응교(應敎) 김첨(金瞻)이 대답하기를 “예전 주(周)는 1백 가(家) 이상이면 사(社)를 세웠고 진(秦)·한(漢) 이래에는 25가(家) 이상이면 사(社)를 세워 제사지낸 제도에 따라 동리(洞里)마다 토지신(土地神)을 모시던 사당(祠堂)인 이사(里社)의 법을 세워서 백성들로 하여금 모두 제사하게 하면 백성이 모두 기쁘게 따르고, 음사(淫祀)가 또한 장차 근절될 것입니다.”하였다.



1404년 2월 20일 태종이 겸 지예조사(知禮曹事) 김첨(金瞻)에게 명하여 성수(星宿)의 초례(醮禮)를 상정(詳定)하였다. 김첨(金瞻)이 천황(天皇)·태일(太一)의 신(神)에게 제사지내고 출사(出師)할 때면 진수(辰宿)에 의하여 길흉(吉凶)을 점치던 대청관(大淸觀)을 수리하고 천황대제(天皇大帝)를 초제(醮祭)하려고 하니 판사(判事) 권근(權近)과 여러 낭관(郞官)이 모두 불가하다고 하여 말하기를 “우리 나라에서 이미 소격전(昭格殿)을 세워 성수(星宿)를 초제(醮祭)하는데 또 어찌 대청관(大淸觀)을 수리할 필요가 있느냐?”하였다. 하윤(河崙)이 듣고 말하기를 “김첨(金瞻)이 도(道)를 보기를 분명히 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기이하고 괴상한 것을 좋아 한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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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첨(金瞻)이 또 글을 올려 전하에게 도교(道敎)를 숭봉(崇奉)할 것을 권(勸)하였는데 그 글은 “태일(太一)은 하늘의 귀신(貴神)이기 때문에 한(漢) 이래로 역대에서 받들어 섬기어 여러 번 아름다운 상서(祥瑞)를 얻었습니다. 그러므로 고려국이 복원궁(福源宮)·소격전(昭格殿)·정사색(淨事色)을 두고 따로 대청관(大淸觀)을 세웠으며 또 간방(艮方:화녕(和寧)·손방(巽方:충주(忠州)·곤방(坤方:부평(富平)·건방(乾方:구주(龜州)의 머무르는 궁(宮) 마다에 궁관(宮觀)을 세워 초례(醮禮)를 행하고, 매양 액운(厄運)과 재변(災變)을 당하면 기도(祈禱)하는 별초(別醮)를 대청관에서 행하고, 만일 군사를 행(行)하려면 장수가 대청관에 나가서 재숙(齋宿)하고 초례를 베푼 연후에 행하였으니 대개 태일(太一)은 어진 별이 있는 곳이어서 병역(兵疫)이 일어나지 않고, 방국(邦國)이 편안하기 때문입니다.



국초(國初)에 상정(詳定)하여 복원궁(福源宮)·신격전(神格殿)·정사색(淨事色)을 폐(廢)하고 도에 다만 천황(天皇)·태일(太一)의 신(神)에게 제사지내고 출사(出師)할 때면 진수(辰宿)에 의하여 길흉(吉凶)을 점치던 대청관과 소격전 두 곳만 남기고 또 다섯 위차의 궁(宮)인 간방(艮方) 영흥군(永興郡)에 관(觀)을 세워 초제(醮祭)를 행하였으니 숭봉(崇奉)하는 예(禮)가 갖추어졌다 하겠습니다. 지금 대청관의 초제를 행하는 법규를 보면 연종(年終)과 세수(歲首)에 두 번만 행하고 수한(水旱)과 재변(災變)에는 기도(祈禱)하는 바가 없으며 제사하는 관원은 내감(內監) 한 사람만 쓰니 정성과 공경을 다하는 것이 아닙니다.원컨대 지금부터 송(宋) 제도에 의하여 매 년 4입일(四立日)에 제사를 행하되 대언(代言)이나 혹은 시신(侍臣)에게 명하여 일을 섭행(攝行)하게 하고 제문(祭文)이 있게 하며 중사(中祀)의 예(例)에 의하여 5일 동안 재계(齋戒)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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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장수를 보내면 천신(天神)에게 제사지내는 유제(類祭)의 예에 의하여 장수가 관(觀)에 나가서 하룻동안 재계(齋戒)하여 자고 제사를 행하게 하되 제문(祭文)이 있고 만일 액막이 도액(度厄)하거나 기도(祈禱)할 때라면 문관 대신(文官 大臣)을 보내어 5일 동안 재계하고 도류과(道流科)의 의법(儀法)을 써서 초례(醮禮)를 행하되 청사(靑詞)가 있게 하소서. 그리고 내감(內監) 네 사람과 도류(道流) 네 사람, 본관(本觀)의 녹사(錄事) 두 사람으로 하여금 날을 번갈아 직숙(直宿)하게 하여 아침저녁으로 향등(香燈)을 켜고 관우(觀宇)를 수리하고 제기(祭器)를 진열하는 것을 때에 맞추어 미리 준비하여 숭봉(崇奉)하는 뜻을 이루소서.”하였다.


1416년 1월 27일 대사헌 이원(李原)이 유후사(留後司) 천황(天皇)·태일(太一)의 신(神)에게 제사지내고 출사(出師)할 때면 진수(辰宿)에 의하여 길흉(吉凶)을 점치던 대청관(大淸觀)의 천황대제(天皇大帝)를 소격전(昭格殿)에 옮겨서 제사지내기를 청하였다. 계문(啓聞)하기를 “대청관(大淸觀)의 제찬(祭饌)을 비복(婢僕)으로 하여금 공진(供進)하게 하니 불경(不敬)에 가깝습니다. 버려야 할 것은 버리고 버릴 수 없는 것은 소격전(昭格殿)으로 옮겨서 제사지내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하니 태종이 말하기를 “대청관(大淸觀)은 무엇 때문에 설치했는가? 고서(古書)에 있기를 ‘천문(天文)의 칭호(稱號)는 무망(誣妄)함이 크다.’고 하였는데 지금 ‘아무 군(君)’·‘아무 제(帝)’라 칭하고서 제사지내는 것이 심히 많으니 그윽이 생각건대 잘못된 것이다. 내가 눈으로 접(接)하고 경배(敬拜)하는 것은 북두(北斗)뿐이다.”하였다. 태종이 예조 판서 조용(趙庸)에게 명하여 대청관의 고사(故事)를 상고하여 아뢰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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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7년 11월 17일 예조 참판(禮曹 參判) 허조(許稠)가 좁은 소격전(昭格殿)을 고쳐 짓도록 청하였다. 태종이 말하기를 “내가 불법(佛法)을 깊이 알지 못하기 때문에 믿지도 않고 훼방도 하지 않고 하는 대로 내버려둔다. 지금 천제(天帝)·성신(星晨)에게 초례(醮禮)하는 일도 또한 그 실지 이치를 알지 못한다. 그러나 역대 제왕과 지금의 중화(中華)와 고려국의 왕씨(王氏)가 모두 이 예가 있었기 때문에 일찍이 예조(禮曹)와 제조(提調) 김첨(金瞻) 등에게 명하여 예전 문적을 밝게 상고하여 그 사전(祀典)을 정하고, 번잡하고 허위인 것은 버리게 하였다. 만일 좁은 곳이 있거든 내년 봄을 기다려서 고쳐 지으라.”하였다.


1457년 10월 9일 세조가 예조에 전지하기를 “소격전(昭格殿)의 도류(道流)와 서제(書題)는 매양 4맹삭(四孟朔)에 취재(取才)하여 치부(置簿)해 두고 수직(受職)과 거관(去官)의 획수(畫數)를 빙고(憑考)하여 시행하게 하라.”하였다.1459년 6월 7일 이 때 많은 비가 내리는 임우(霖雨)가 그치지 않으니 날씨가 개기를 기원(祈願)하는 초례(醮禮)를 소격전(昭格殿)에서 지내게 하고 죄수를 석방할 만한 자와 보수(保授)할 만한 자를 기록하여 모두 속히 여러 도(道)에 이문(移文)하도록 하였다.11월 28일 예조(禮曹)에서 아뢰기를 “소격전(昭格殿)의 별좌(別坐)는 다른 관원으로써 겸임(兼任)시키니 소격전(昭格殿) 안에 상시 근무(勤務)할 수가 없어서 여러 가지 일이 허술해집니다. 청컨대 지금부터 별좌(別坐) 2원(員)은 모두 전함(前銜) 문신(文臣) 중에 부지런하고 근후한 사람을 택해서 이를 임명하여 그 임무를 전담(專擔)하도록 하고, 또 제향(祭享)에 쓰는 잡물(雜物)은 다른 관사(官司)의 예(例)에 의거하여 감찰(監察)과 함께 출납(出納)하도록 하소서.”하니 그대로 따랐다.


1468년 6월 3일 소격전(昭格殿)에서 초제(醮祭)를 행하니 전 일의 뇌변(雷變) 때문이었다.1506년 1월 14일 조선국 10대 국왕 연종(연산군 묘호 추상)이 전교하기를 “불교(佛敎)·도교(道敎)가 모두 올바르지 못한 종교인 좌도(左道)이지만 불교는 요망한 말로 여럿을 의혹하게 하니 그 해가 도둑보다 심하므로 마땅히 철저히 혁파해야 할 것이나 도교는 이런 유는 아니니 소격서(昭格署)는 비록 이미 혁파하였더라도 그 위판(位版)은 간수해 두게 하여 봉상시(奉常寺) 같은 데를 시켜 전물(奠物)을 진상하는 일을 맡게 하여 간단히 초제(醮祭)를 베풀게 하는 것이 어떠한가?”하였다. 권균(權鈞) 등이 아뢰기를 “불교가 근리(近理)하기는 하나 그 해됨이 더욱 심하여 도교와 다른 점이 있습니다. 그 제사를 행하는 일은 예조를 시켜 마련하게 하소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