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투데이 김현일기자] ‘그놈이 그놈이다’가 비혼 사수 로맨스로 안방극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KBS 2TV 월화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연출 최윤석, 이호/ 극본 이은영/ 제작 아이윌미디어)는 ‘삼생’에 걸친 인연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눈길을 끈 것은 물론, 등장인물들 간 예측을 불허하는 로맨스와 거침없는 전개로 사랑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극 전체를 관통하는 ‘비혼’ 주제와 전생과 현생에 걸친 인연을 연결해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다. 다양한 가치가 존재하는 현대 사회에서 비혼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남기는 ‘그놈이 그놈이다’ 속 인상 깊은 포인트들을 짚어봤다.

# ‘그놈이 그놈’이라서 비혼을 결심한 한 여자의 이야기

어릴 적 사고로 전생의 기억을 떠올린 서현주(황정음 분)는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폭탄선언을 해 부모님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후 성장함에 따라 전생의 기억은 점차 흐릿해졌지만, 여러 번의 연애를 겪은 서현주는 가족과 친구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또 한 번의 비혼을 다짐했고, 자기 자신만을 사랑하며 혼자 살겠다는 삶의 신념이 흔들리지 않았음을 밝혔다. 전생과 현생에 걸쳐 인연을 맺고 끊는 일을 반복하며 ‘그놈이 그놈이다’를 삶의 모토로 삼은 서현주가 비혼주의를 끝까지 사수해낼 수 있을지, 시작부터 수많은 시청자들을 궁금하게 만든 대목이다.

# 현실? 이상? 비혼주의자가 겪는 난관을 보여줬다

서현주는 삶의 동반자로 자기 자신을 선택했지만, 그녀의 부모님은 그렇지 않았다. 딸의 평생을 지켜줄 든든한 사윗감을 원했던 것. 딸을 결혼시키기 위해 늘 기회를 엿보는 아버지 서호준(서현철 분)과 어머니 정영순(황영희 분)에게 틈을 보이지 않으려고 퇴사한 사실을 숨기는 서현주의 모습은 안방극장의 짠한 공감을 자아냈다. 비혼이라는 선택지를 고르기 위해서는 안정된 사회적 위치와 경제적 자립이 필수 조건이 되어버린 현대 사회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동시에, ‘이상’에 가까운 비혼이라는 삶의 형태를 서현주가 ‘현실’로 만들 수 있을지 그 흥미진진한 고군분투를 지켜보게 만들었다.

# 연애의 끝은 결혼? 비혼주의자가 진정한 사랑을 이루는 방법!

결혼뿐만 아니라 연애에도 마음의 문을 닫은 듯한 서현주였지만, 황지우(윤현민 분)를 만난 이후 알콩달콩한 로맨스를 그려내며 핑크빛 기류를 꽃피우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삼생에 걸쳐 만난 인연임에도 불구하고 끝내 해로하지 못한 사이로, 현생에서는 두 사람이 부부의 연을 맺어 평생을 함께할지 궁금해지는 상황. 비혼주의를 고수해온 서현주가 황지우와 결혼하게 될지, 혹은 두 사람이 결혼을 하지 않고도 진정한 사랑의 형태를 완성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전개를 궁금하게 만든다.

이렇듯 ‘그놈이 그놈이다’는 ‘연애의 끝은 이별 아니면 결혼’이라는 고정관념이 지배하는 사회에 물음표를 던지며,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제시하고 있다. 사랑과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달콤한 로맨스와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그놈이 그놈이다’가 비혼이라는 키워드를 어떻게 풀어낼지, 남은 4회의 전개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KBS 2TV 월화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는 매주 월, 화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 

사진 제공: 아이윌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