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투데이 전해원 기자] 프랑스 계몽주의 사상가 루소는 ‘사람은 두 번 태어난다. 한 번은 존재하기 위해, 또 한 번은 일하기 위해 태어난다’고 말하며, ‘산다는 것은 단순히 숨을 쉬는 것에서 나아가 무언가의 값진 뜻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탄대로의 성공 가도를 달려왔지만, 말기 간 경화에 따른 생사(生死)의 갈림길에 직면해야 했던 한국간이식인협회(www.ltkorea.or.kr, 이하 협회) 한기진 회장. 그가 새로운 생명을 부여받아 다시금 써 내려가는 나눔·봉사의 일대기에 이보다 더 걸맞은 메시지는 없다.

 1976년 한국IBM에 입사해 20년간 근무하면서 그중 10년을 임원 출신으로 활약했으며, 2년간 미국 본사 근무 및 영업 지원 본부장, 소프트웨어연구소 소장의 중책을 맡아 상무로 전격 승진하는 등 그야말로 숨 가쁜 하루하루였다.

 이후에도 (주)세계기술·SRA Korea 대표이사와 (주)유니코써어치·(주)피플케어 및 (주)코즈웰 대표이사로 화려한 경력을 쌓아 올린 한 회장은 지난 1999년, 말기 간 경화 판정을 받으며 간 이식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상황에 맞닥뜨렸다.

 고난과 절망의 나날을 버틴 끝에 마침내 1999년 뇌사자로부터 기증된 간 이식수술을 받은 그는 생명의 숭고함을 마음에 담아 소외된 이웃들의 든든한 버팀목을 자처하며, 나눔의 가치를 잃어가는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린다.

 한 회장은 “오늘 내가 밝은 아침햇살을 맞이할 수 있는 이유는 이름도 성도, 얼굴조차 모르는 누군가가 남겨준 삶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조금이나마 몸이 불편할 때면 내게 생명을 건네준 그분을 떠올리며 고마움과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고 애틋한 심정을 내비쳤다.

 실제로 삼성서울병원 두사랑회 회장으로 본격적인 봉사활동에 나선 그는 올해 4월에는 한국간이식인협회 제10대 회장에 취임함에 따라 나눔 행보에 폭과 깊이를 더하고 있다.

 ‘간 이식인과 가족, 기증인 모두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에 뜻을 두고 2001년 결성된 본 협회는 ‘발로 뛰고, 찾아가는 한국간이식인협회’의 캐치프레이즈를 기치 삼아 매년 장기기증 활성화 운동, 간 질환 예방 활동, 어려운 간이식 환우 돕기 사업 등에 심혈을 기울인다.

 또한 3H(건강-Health·행복-Happiness·도움-Help)의 혁신목표를 바탕으로 3S(느리게-Slow·단순하게-Simple·작게-Small)를 전략(How)모토로 설정해 삶의 질 향상(Quality of Life)을 위한 실천사항을 전파하고 있다.

 특히 한 회장은 열악한 협회 재정을 충당하고자 기부에 솔선수범 나섰으며, 60여 명의 지인을 통한 모금활동에도 구슬땀을 흘려 후원을 이끌어 냈다. 협회 소식지 ‘나눔공간’ 발행에도 직접 참여하는 등 회원들 간 상호교류 증진에도 적극적이다.

 최근엔 간이식인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2019 이식인생활체육대회’도 성황리에 개최해 300여 명 참석 회원들에게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끝으로 한 회장은 “소중한 삶을 선물 받았다는 책임감을 잊지 않고, 앞으로 더욱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베풀고 싶다”고 소회하며 “협회 임직원들의 노고와 회원들의 성원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우리 협회가 더불어 사는 세상에 길잡이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힘찬 포부를 되새겼다.

 한편 한국간이식인협회 한기진 회장은 숭고한 생명나눔을 위한 장기기증 활성화운동과 간 질환 예방 캠페인 전개에 정진하고, 어려운 간이식환우 돕기사업 및 꾸준한 봉사활동에 앞장서 간이식인들의 권익신장과 더불어 사는 사회 구현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19 대한민국 사회공헌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