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투데이 송은주 기자] 근로소득을 숨긴 채 기초생활급여 수급자로 선정된 후 독립유공자 손자녀 선순위 유족으로 지정됐다면 취소해야 한다는 행정심판 결과가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근로소득이 있는데도 기초생활급여를 부정수급 해온 독립유공자 손자녀의 선순위유족 지정은 위법하다고 결정했다. 

독립유공자의 손자녀인 A씨는 같은 순위의 손자녀 간 선순위 유족 지정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자 2019년 4월 관할 구청에 기초생활보장급여를 신청해 의료급여와 주거급여 수급자로 선정됐다. 

이에 보훈지청은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생활형편을 고려해 A씨를 선순위 유족으로 최종 결정했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독립유공자 본인과 자녀가 사망할 경우 손자녀 중 선순위 유족 한 명만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이때 동 순위 손자녀 유족이 있다면 유족 간 협의로 선순위 유족을 지정하고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의료급여와 주거급여 수급자와 나이에 따라 보훈지청이 선정한다.  

이후 관할 구청은 A씨가 근로소득을 숨긴 채 의료급여와 주거급여 대상자로 선정된 사실을 확인하고 급여 중지처분과 함께 부정수급액에 대해 환수처분을 했다. 그러나 보훈지청은 의료급여와 주거급여 수급자에 해당하는 A씨를 선순위 유족으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를 신청해 선순위 유족으로 지정된 경우 직권으로 취소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행심위는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는 재결 시까지 제출된 모든 자료를 종합해 처분의 위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점, A씨가 기초생활급여 신청 당시 근로소득이 있음에도 기초생활급여를 신청한 점을 고려할 때 A씨를 선순위 유족으로 지정한 보훈지청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결정했다. 

권익위 임규홍 행정심판국장은 “독립유공자법상 선순위유족의 지정 취지가 독립유공자유족의 생활안정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생활수준이 어려운 유족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할 소지를 줄여가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