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13일 "지난 9일 서울 한복판 고시원에서 불이 나 일곱 분이 생명을 잃으셨고 열 한분이 다치셨다"고 거론하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 유가족과 부상자들께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피해자들은 주로 일용직 근로자나 기초생활수급자 같은 취약계층"이라며 "이번에도 재난이 약자를 공격했다"면서 "주택이 아닌 고시원 같은 곳에 사는 사람이 전국에 37만명 가까이 된다. 이번 같은 참사가 언제, 어디서 또 일어날지 모른다"고 언급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어 "경찰청과 소방청은 화재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위법사항을 엄중 조치하고, 서울시는 피해자들의 치료 보상과 함께, 당장 살 곳을 잃으신 분들의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 총리는 "지난 겨울 제천 스포츠센터와 밀양 병원 화재 이후, 정부는 '화재안전 특별대책'을 발표했고, 국민생명지키기 3대 프로젝트의 하나로 화재 예방을 위해서 노력해왔다"면서 "그런데도, 화재참사가 또 발생했다. 안타깝고 송구스럽다"고 했다.

특히 "불이 난 고시원은 2009년 '다중이용업소 안전 관리 특별법'시행 이전에 영업을 시작해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면제됐고 국가안전대진단과 올 7월부터 진행된 화재안전특별조사도 받지 않았다"고 지적한 뒤 "행정안전부와 소방청 등 관계부처는 법 시행 이전부터 영업해온 시설도 스프링클러 같은 화재안전시설을 설치하도록 하는 법령 개정이 가능한지 검토해 달라"면서 "지자체도 오래되고 취약계층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의 스프링클러 설치를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주면 좋겠다"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올해 7월부터 내년 말까지 계속되는 화재안전 특별조사에서 노후 고시원과 숙박업소, 쪽방, 비닐하우스 등 취약계층 거주시설을 우선 점검하도록 조사 대상과 내용을 보완하고 그리고, 그 이행과정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관련해 "이달 1일 광주에서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인건비를 낮추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광주의 자동차공장 설립방안은 지역 노·사·민·정의 4년에 걸친 고심의 결실"이라면서 이달 5일 발족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도 초당적 지원에 뜻을 모았을 정도로 중앙정치와 정부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며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의 하나가 일자리 창출이고, 가장 절실한 것의 하나가 상생의 실천이다. 광주형 일자리는 그 두 가지 과제를 한꺼번에 실현하는 노동혁신의 모델이자 노사상생의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는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남아 있다"며 "광주시와 현대자동차의 세부 협상이 매듭지어져야 하고 현대자동차 근로자들의 동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현대자동차 근로자들로서는 어려움과 걱정이 있으실 것이지만 그러나 작금의 심각한 고용 위축과 자동차산업 부진, 그리고 형편이 더 어려운 노동자들을 고려해서 현대자동차 근로자들께서 대승적으로 협조해 주시길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현대자동차 사측도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희망을 거시는 광주시민과 지역 근로자를 생각해 투자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정부는 현대자동차 노사의 용기 있는 결정을 성심껏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 총리는 "정부는 광주시와 함께 주거와 보육 등 다양한 분야의 지원책으로 광주형 일자리의 정착을 뒷받침하겠다. 정부는 자동차 부품산업의 활력을 되살리고, 수소차 등 미래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도 곧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내년 예산안에 반영하려면 국회의 예산심의 시한 안에 문제들이 마무리돼야 한다. 현대자동차 노사의 양보와 타협을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예산안과 관련해 "국회는 상임위원회 예산심의를 거의 마무리하고 예결위원회의 축약심의에 들어가고 있다"며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든든하게 예산안 처리를 진두지휘하고 있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끝으로 "지난번 국무회의에서도 제가 말씀드렸지만, 상임위에서 깎인 예산을 예결위에서 되살리기는 몹시 어렵다. 꼭 지켜야 할 예산이 상임위에서 삭감되지 않고 예결위에서도 지켜지도록 장관들은 두 눈을 부릅뜨고 노력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