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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故최숙현 가혹행위 중심인물 3명 법의 심판 받는다…운동처방사, 감독, 전 주장 잇따라 구속
 
  가해자로 지목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감독 김 모씨와 선수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故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과 관련해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참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국가대표 출신인 고(故) 최숙현 선수 가혹행위의 중심인물 3명이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6일 경주시체육회 등에 따르면 최 선수는 경주시청 직장운동부 시절 김규봉(42) 감독과 안주현(45) 운동처방사, 장윤정(31·여) 전 주장, 선배 김도환(개명 전 김정기)에게 폭행 및 폭언 등에 시달리다 지난 6월26일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최 선수는 생을 마감하기 전 지난 3월5일 대구지방검찰청 경주지청 고소, 3월9일 경주경찰서 방문, 4월8일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 신고, 6월22일 대한철인3종협회 진정, 6월25일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등 이들로부터 시달린 폭언 및 폭행 등 피해를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자 스스로 삶을 포기했다.

◇최숙현은 누구?…"국가대표 트라이애슬론 선수"

경북 칠곡군 기산면에서 태어난 최 선수는 초등학생 때 수영을 시작해 2009년 경북도 대표로 활약했다.

철인3종 경기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시작했고 입문과 동시에 단체전 금메달을 땄다. 당시 김규봉 감독이 지도했고 최 선수는 자연스럽게 체중, 체고를 거쳐 김 감독이 있는 경주시청 선수가 됐다.

최 선수는 17살의 나이로 2015년 아시아트라이애슬론연맹(ASTC) 주니어선수권 개인전 동메달을 획득하고 성인 국가대표로도 발탁된 유망주였다.

 

최고의 철인이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던 최 선수는 김 감독 등의 반복적인 가혹행위로 고통을 겪었다.

이에 최 선수는 경찰 및 대한체육회, 협회 등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외면 당하고 지난 6월26일 자신의 어머니에게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의 죄를 밝혀줘"라는 메시지를 보낸 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특히 최 선수는 생을 마감하기 전 수년 동안 자신이 당한 폭행 현장의 녹취록을 모았다. 이 녹취록에는 2019년 3월 뉴질랜드 전지훈련 당시 최 선수가 휴대폰을 이용해 자신이 당한 가혹행위 등이 담겨 있다.

공개된 녹취록에서 김 감독과 운동처방사 안씨는 전지훈련 당시 최 선수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는 과정에서 술까지 마셨다.

또 최 선수를 비롯, 동료 선수들까지 구타했다.

경주시청 전현직 선수들도 장 전 주장에게 심한 폭행과 폭언에 시달렸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또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선수들은 "장 전 주장으로부터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며 "아직까지 장 전 주장이 꿈에 나오면 악몽이라고 생각할 만큼 많이 두렵다"고 폭로했다.

 

특히 청문회에서는 최 선수가 생전에 쓴 일기의 일부가 공개됐다.

최 선수 일기에는 '나의 원수는 누구인가', '내가 아는 가장 정신 나간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물음 아래에 김 감독과 장 전 주장, 선배 김씨 외에도 전 경주시청 소속 선수 2명의 이름이 적혔다.

◇최 선수 가혹행위 중심 3명 잇따라 '구속'

대구지법 채정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5일 폭행 등 혐의로 청구된 장 전 주장의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3일 장 전 주장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에 대구지검 트라이애슬론팀 가혹행위 특별수사팀은 장 전 주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대구지법에 청구했다.

경찰은 그동안 경주시청 소속 전·현직 선수 전원을 상대로 수사를 벌여 15명 이상의 선수로부터 장 전 주장에게 폭행 등을 당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3차례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장 전 주장은 폭행 등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며 자신도 최 선수 가혹행위 가해자가 아닌 '운동처방사에게 속은 최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이보다 앞서 김 감독과 운동처방사 안씨도 구속됐다.

대구지법은 지난달 21일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김 감독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감독은 최 선수를 비롯해 전·현직 선수들을 때리고 폭언을 하는 등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해외 전지훈련을 떠날 때 선수들에게서 항공료 명목으로 1인당 200만~300만원씩 받는 등 금품을 가로챈 혐의 등을 함께 받고 있다.

운동처방사 안씨는 지난 13일 선수들에게 불법 의료행위와 폭행, 강제추행을 한 혐의로 구속됐다.

 

안씨는 경찰 조사에서 최 선수 폭행 혐의 외에 경주시청 선수단 여자 선수들에 대한 성추행 혐의를 인정했다.

◇가혹행위자들 원심 불복…결과는 '기각'

대한체육회는 지난달 29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최 선수 사건의 가해자들의 징계를 재심의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김병철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장은 "최숙현 관련 징계 혐의자 3인에 대해 소명 기회를 줬으나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소명 자료와 그간 확보된 증거 진술 조서 등을 심도있게 검토해 종합적으로 판단했다"며 "재심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대한철인3종협회 공정위원회는 지난 6일 최 선수에게 가혹행위를 한 김 감독와 장 전 주장의 영구제명을 결정했다. 남자 선배인 김씨에게는 자격정지 10년을 내렸다.

영구제명은 공정위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징계다.

하지만 이들은 징계를 받아들이지 않고 재심을 신청했다. 뒤늦게 폭행 사실을 인정한 김씨도 재심을 청구했다. 원심의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재심이 기각됨에 따라 김 감독과 장 전 주장은 감독과 선수로서 권한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선배 선수 김씨도 10년 동안 선수로 뛸 수 없다. 

 

 ▲故 최숙현 선수 아버지 최영희 씨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과 '최숙현 법' 발의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고(故) 최숙현법' 국회 문턱 넘어

선수를 폭행한 지도자 처벌을 강화하는 이른바 '고(故) 최숙현법'이 지난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체육인 인권보호 강화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 설치를 명문화하고 선수 폭행 등 스포츠 비리에 연루된 단체와 지도자에 대한 처벌도 강화했다.

조사에 비협조하는 것만으로도 책임자 징계가 가능하다.

혐의가 확정된 지도자의 자격정지 기간은 현행 1년에서 5년으로 확대했다.

이 개정안은 철인 3종 경기 경주시청팀 최숙현 선수가 수년간 팀 내 가혹행위를 당한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공론화돼 법제화됐다. 

 


[2020-08-06 18:2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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